샴푸의 제형이 물처럼 묽으면 모발에 빠르게 퍼지고 쉽게 헹궈집니다. 하지만 손가락 사이로 주르륵 흘러 양 조절이 불편할 수 있으며, 아이 혼자 머리를 감을 때 얼굴로 제형이 흘러내려 아이 눈을 따갑게 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샴푸가 되직한 편이라면 펌핑했을 때 양 조절이 쉽고 흘러내리지 않아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부드럽게 사용하기 위해선 물을 더 추가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것입니다. 실험 샴푸들의 점도와 색상을 확인하기 위해 각 제형을 손등에 짜 보았습니다. 대부분 부드러운 세정을 위한 쫀쫀한 젤 타입이거나 워터리한 에센스 타입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유아 샴푸를 고르다 보면 대부분의 유아 샴푸들이 약산성 포뮬러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약산성 범위인 pH4~6은 연약한 아이의 두피와 모발의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주며, 피부가 건강하게 유지되는 최적의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눈으로 구별할 수 없고, 손으로 만져봐도 알 수 없는 샴푸의 pH 농도. 무무즈가 유아 샴푸들이 실제로 약산성 포뮬러인지 실험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여기에 유아 샴푸와 대조를 위하여 합성 계면활성제를 넣은 일반 샴푸도 함께 준비했습니다.

우선 알칼리성 수돗물을 중성으로 교정해 주는 버퍼 파우더를 타서 중성인 약 pH4로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만든 중성 물 20ml에 각 샴푸의 동일한 양을 넣고 pH를 측정해 보았습니다. 실험 결과 유아 샴푸는 평균 4.1 이상으로 약산성이며, 대조군 샴푸는 pH3.88이라는 비교적 강한 산성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를 씻길 때는 한 손으로 아이를 안거나 붙잡고 있어야 해서 나머지 한 손으로 모든 걸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옵니다. 아이는 떼쓰며 울고 있지, 한 손은 샴푸를 해야 하지 1초라도 빨리 끝내야 하는 목욕 시간에 거품까지 후다닥 나지 않으면 부모는 금방 진이 빠집니다. 물론 두 손으로 거품을 낼 수도 있는 여유로운 상황도 있습니다. 여러 상황들을 염두에 두어 샴푸를 손에서 10회 문질러 거품을 내고, 인모에서도 10회 문질러 거품을 내보았습니다. 대부분의 제품이 손에서 오밀조밀 섬세하게 거품이 나는 반면, 인모에서 충분하게 거품이 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외출 후 피부에 쌓인 미세먼지와 피지 등을 깨끗하게 씻어내는 것이 중요한 만큼 순하면서도 깔끔하게 세정해 주는 샴푸를 사용해야 합니다. 세정력을 비교하기 위해 우선 인형의 두피에 초콜릿과 과자가루를 묻혔습니다. 초콜릿은 유분기가 많고 녹았다 굳었다 하며 쉽게 지워지지 않는 텍스처로 두피 유분기의 극적인 실험을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과자 가루 역시 일상생활에서 쉽게 묻을 수 있으며 모발 사이사이 끼게 되면 잘 세정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평소 가정에서 아이를 감길 때 보다 훨씬 가볍게 감겨 보았습니다. 각 제품을 손에서 적당량 거품을 내어 두피에 10회 비벼 감은 뒤, 물이 흐르는 샤워기에서 단 10초간 흔들며 헹구었습니다. 그리고 두피에 잔여물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샴푸 시간에 헹굼은 정말 중요합니다. 아이는 칭얼거리기 시작하는데 머리에서 거품은 계속 난다면 아이와 부모 둘 다 스트레스는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빠른 시간 안에 씻기기 위해 손에 힘을 줘서 빡빡 문지르면 연약한 아이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위 세정력 실험을 마친 인형을 깨끗한 물이 담긴 수조에 왕복 5회 흔들어 헹구었습니다. 이 실험 역시 결과값을 측정하기 위해 가정에서 샴푸하는 상황보다 현저히 적은 5회 헹굼 조건으로 실험했습니다. 물에 남은 초콜릿과 과자 가루의 양이 적을수록, 수조가 투명할 수록 헹굼이 잘 된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모발이 짧고 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라면 모발의 촉촉함 보다 세정력이 좋고 뽀득뽀득 개운한 제품으로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모발이 길고 쉽게 엉키는 아이라면 샴푸 후 모발까지 촉촉하게 보호해 주는 제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하지만 린스나 컨디셔너 단계를 더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기에 샴푸 만으로 충분히 촉촉한 지 비교해 보았습니다. 인모 피스에 각 샴푸를 동일한 양으로 세정한 뒤, 타월로 간단히 말리고 빗어 보았습니다. 샴푸 후 엉키거나 뻑뻑하게 빗기는 제품은 없었으며 대체로 부드럽게 빗질이 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